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산후조리는 오애순메이트님에게~~~

저는 10월 중순에 쌍둥이를 출산한 고령산모에 경산모입니다. 이렇게 제 패?를 오픈한 이유는 그만큼 제가 처한 조건이 별로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분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사실 큰 아이가 있기에 출산 후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조리원 생활을 과감히 포기하고 수없이 많은 산후조리 업체를 컨텍하면서, 또 수없이 많은 업체에서 쌍둥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답니다. 쌍둥이 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주변 지인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제가 그 입장이 되고 나니 야속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산후도우미분을 만나기나 했음 좋겠다는 마음으로 살짝 내려놓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웬걸요.

메이트님 가시고 지금 두 명의 아기와 큰 아이케어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람에도 제가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게 만드신 이유. 짐작하실까요?

첫째, 정말 밝으십니다.

아이 낳고 자칫 우울증이 올 수 있는데요, 메이트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애 낳고 집안에 들어앉아 있음으로 인해 고립된 느낌이 싹 달아납니다. 그만큼 밝고, 제 이야기에도 공감을 많이 해주시며 상담사 역할도 해주셨네요.

둘째, 음식!

진짜 살 안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해요.ㅎㅎ 분명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만든 사람만 다를 뿐인데 완전 다른 맛이 나게 척척 차려내시는 우렁각시.

산후조리 기간에 남편 생일이 있었어요. 애 낳고 남편 생일상 차려주는거 감히 꿈도 꾸지 못했었죠. 그런데 잡채며 배추전이며 한 상 차려주셔서 그날 마침 방문한 시부모님께도 나눠드리고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목에 힘이 들어가게 해주셨어요.

저희집 큰 아이도 메이트님 가시고 나면 이런 밥 못먹을꺼라는 걱정까지 했으니까요.

셋째, 아이돌봄의 최고봉.

저도 큰애를 키워본 육아경험자이지만 7년이란 터울의 시간은 완전 초보자처럼 버벅대게 만들더라구요. 옆에서 친정엄마가 도와주고 있었지만 전문가한테 비할 바는 아니겠죠.

첫날 오셨을 때부터 저희는 모르고 배어주던 좁쌀배게가 높다는 것, 애기들 이부자리에 혹시라도 배길지 모르다고 그 얇은 가제수건도 평평하게 펴주고 아이 배냇저고리가 등에 배긴다고 추슬러주시고... 작은 부분들까지 세심하게 챙기십니다.

아이에게 수유를 하면서 엄마랑 나누는 교감, 상호작용이 중요한지 알지만 둘을 케어한다는 것이 입을 꼭 봉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메이트님은 항상 애기들에게 밝은 톤으로 얘기를 건네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제가 못하는 부분을 대신 채워주셔서 특히나요~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돌아본 지난 4주는 좋은 만남이 준 선물이었습니다.

빨래가 널려져 있는 건조대를 보면서, 반찬을 만들어 채워주신 냉장고를 보면서...아무리 금전적인 대가가 있는 업무라지만 그 바탕에 진심과 열정이 깔려있었기 때문에 받는 입장에서 행복했습니다.

마음이 없이 움직이는 손과 행동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듯함이 전해졌으니까요. 저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직업에 대한 최소한의 사명감은 필요하다 느끼고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음을 압니다. 사람이기에 적당히 하고 싶고 귀찮기도 하구요. 그런데 메이트님처럼 옆에서 즐겁게 하려고 하고 이왕 하는거 잘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긍정의 바이러스가 막 전염될 것 같아요. 꿈보다 해몽이 크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만 한다면 뭐가 문제가 될까요.

둥이를 얻음으로써 세자녀의 엄마가 되어 다음 출산을 기약할 수 없지만 내 주변에서 누가 출산을 하고 조리를 한다면 당당히 추천해주고 싶은 분.....둥이들이 복이 많은건지, 제가 덕을 많이 쌓은건지.. 진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분이 되시기 위해서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